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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생각납니다. 이집트의 그 음식들



최근 다른 블로거분의 이집트 여행기를 읽다보니 추억에 심하게 빠졌습니다. 여행사진을 다시 꺼내보았는데요.
2004년 2월에 한달간 갔었던 이집트 여행은 저에게 여행에 대한 다른 관념을 심어준 소중한 곳이였죠.
많은 추억과 에피소드들이 흐릿해졌지만, 입맛에 맞았던 맛있던 이집트 음식들이 아직도 가끔씩 먹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선 음식사진을 하나둘 모아봤어요.



1) 첫번째 왼쪽 음식은 따메야(타미야)는 갈은 콩을 납작하고 둥글게 만들어 튀긴 요리로 고소한 전 같아서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 
맥주랑 마시면 더 좋을텐데 알콜을 그 때 구할 수 없었어요. 카메라를 다른말로 팔라펠 (Falafel)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2) 오른쪽 음식은 혹시나 주문할 요리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에 주문했던 케밥입니다. 어디서나 예측가능한 맛도 있어야죠.



3) 왼쪽 구이요리는 뭐처럼 보이시나요? 바로 비둘기 고기입니다. 이슬람교인 이 곳에서 돼지고기가 금기되기 때문에 닭고기와 비둘기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문해보았는데 맛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한점만 먹었던 것 같아요.
4) 오른쪽 파스타와 리조또가 섞인 듯한 요리는 제가 좋아했던 '쿠사리(kushari)'라는 음식입니다. 쿠사리는 이집트 사람들도 주식처럼 많이 먹는다고 하는데요. 쌀, 마카로니, 콩, 볶은 양파 그리고 매콤한 토마토 소스가 얻어지기에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적당합니다. 음식점에 따라 요리하는 방법이 다르며, 길거리 음식점에서 더 간단한 버전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또 먹고 싶네요.



5) 이것도 콩 요리중의 하나였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나네요.
6) 이건 또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삭슈카(Shakshouka)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육개장과 맛이 비슷하고 국물도 있어서 제 입맛에 딱이여서 한국음식이 생각나지 않았죠. 삭슈카는 토마토와 양파, 매콤한 양념으로 만든다고 해요. 때론 두부나 달걀도 넣는 곳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나일강에서 펠루카를 탔을 때 나왔던 음식입니다. 난이라고 불리우는 밀가루 반죽을 화덕에 얇게 구운 것과 토마토와 야채를 버무린 샐러드가 항상 같이 나와요. 이 샐러드는 새콤하면서 (제가 토마토를 너무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식욕을 돋구기 좋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다합에서 먹었던 저녁인데, 가장 마음에 들었었죠. 기름기를 쪽~ 뺀 닭고기와 새콤한 무절임 대신 새콤한 토마토 샐러드가 있었구요.  감자가 푹 익어 맛있었던 매콤했던 스프까지! 싹싹 긁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위 음식들은 배고픈 다이버들의 집합지라고 불리우는 '다합'의 펭귄식당에서 먹었던 요리입니다.
그날 잡은 생선들이 가게 앞에 있고 하나를 집어서 부탁하면 바로 구워주는 요리를 해줍니다. 생선 처음보는 생선이였지만, 비리지 않고 맛있었어요.
그 밖에 관광객들을 위한 소세지 구이나 햄버거도 푸짐하게 나왔죠. 계란후라이가 들어간 햄버거를 참 맛있게 먹었드랬지요.


왼쪽 사진은 카이로 거리의 작은 가게로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입니다.
쿠사리를 시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는데요.
우리가 카메라를 들고 음식을 찍자 종업원과 사장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와서
자신들을 찍어달라고 조릅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바로 포즈를 취하더군요.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확인하고 나서 좋아했던 아저씨들..
그 포스와 진지함이 사진을 인화해서 한장 드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게 이 집에서 먹었던 쿠사리입니다.
지금보니 꼭 스파게티 같네요. 위의 레스토랑의 쿠사리와는 너무 달라 보이죠?




늘 아침저녁으로 마셨던 홍차와 길거리 군고구마도 생각나네요. 한달여 동안 입에 익숙해졌던 맛과 향은 오감의 기억으로 자리잡아 가끔씩 떠오르곤 합니다.
지금쯤이면 이집트는 한국보다 훨씬 덥겠지만, 길거리에서 사먹었던 쿠사리와 홍차가 다시금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