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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계란한판 나이, 나이 듦을 느낄 때

아직까지 삶을 살아가면서, 누가 나이를 물어보면 바로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조금생각하고 얘기하게 됩니다.
물론 나이를 적게 말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왠지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세상사람들은 나이를 다 먹는 것 같은데
왠지 저는 그대로 인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 제가 벌써 한국나이로 계란 한판의 나이가 됐네요. 아직도 최신가요를 따라부르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지만,
결혼도 한 지금 이제는 예전의 내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때가 있습니다.

1. 신발장에 하이힐 보다 스니커즈와 플랫폼 슈즈가 늘어날 때 


여자의 자존심은 굽높이이고, 플랫폼 슈즈도 유행에 맞춰 신는다고는 대학생때부터 하이힐에서 내려온 적이 없던 제가
작년부터 하나 둘 편한 신발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오랜시간 힐을 신다보면 저녁 때 허리가 아프고 종아리가 붓게 되는데 그 느낌이 예전과 다르거든요. 추워도 패션이라면! 얇게 입고 다니던 저이지만,, 나이 앞에 어쩔 수 없나봅니다. 차를 타고 나갈 때만 힐을 신게 되네요.
예쁜 하이힐이 신발장안에 있는 것을 보면 미안한 마음마저 든답니다.
운동 열심히 해야겠어요. ㅠ_ㅠ


2. 지하철 잡상인이 파는 물건에 눈이 갈 때

몇 일전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었습니다. 늘 그렇 듯 몇 정거장을 지나니 물건을 파시는 분이 타시더군요.
밀봉을 위한 클립이 5개에 2천원이었는데, 눈길이 가고 살까말까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릅니다. 상인분들 마다 집안 살림 곳곳에 필요한 물건을 싸게 싸게 꼭 필요한 물품이고 사용하면 너무 좋은 물건이라며 이야기하시는데 그 때 마다 고민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아예 음악들으면서 듣지도 않았던 내용인데, 이제는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며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요.


3. 낯선사람과 대화를 잘할 때
more on 360
more on 360 by Esthr 저작자 표시비영리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오지랖이 넓어지는 것 같아요.
누가 길을 해매고 있는 건 당연하고, 마트에서 물건에 대해서 고민하거나 혼잣말을 하는 분이 옆에 계시면 어느샌가 제가 대답을 하고 있더라구요.
때론 정보를 서로 교환하기도 하구요. 낯선 사람과는 절대 이야기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젠 제가 말도 잘붙이고 제 일처럼 걱정도 하게 되더라구요. 이게 10년을 세 번 보냈기에 가능한 것일까 생각하며 웃음이 납니다.


4. 몸을 챙기기 시작할 때
end of addiction
end of addiction by Daniel*1977 저작자 표시비영리

저도 그렇지만, 주변에 크고작은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만 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
마우스 때문에 손목 터널 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하고 오랜 좌식 생활로 경미한 허리 디스크를 호소하는 사람이 주변에서 늘어났습니다. 
게다가 술자리가 많았다면 건강을 한번 더 체크할 타임이 아닌가 하네요.

그 타임을 몸이 저절로 아는 것 같습니다. 나이 30. 이제는 군것질보다는 직접 집에서 만든 음식을 선호하고
하다못해 계란을 살 때도 무정란 보다는 유정란을, 그리고 방사형을 사게 되네요.
이제는 건강이 재산의 반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인지 몸에 좋은 것을 특히 선호하고 속에 좋지 않은 것은 저절로 피하게 되는 의식이
몸이 나에게 말하고 있구나 몸을 벌써 이만큼 사용했구나하고 스스로 느낍니다. 

나의 삶에 있을 때 나이가 한계가 된다거나 장애물이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을 보는 시각과 태도가 조금씩 안정지향형으로 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또한 오늘도 한약을 따뜻하게 데워먹으며 건강해야지..라고 다짐합니다. ^^



꺾인 30대라고 우울해하여서 그런걸까요? 일상다반사 베스트 아랫쪽에 살포시 올라가 있네요. 네~ 힘낼께요.